"사람답게 산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이 여럿이겠지만
나는 취미생활의 여부를 으뜸으로 친다.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닌
한 가지 정도의 열중하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돈이 되는 일이 아닌데 눈빛을 반짝이며
탐닉을 할 수 있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 나는 좋다.
그렇다고 요즘 같은 팍팍한 세상에
한가하게 취미생활을 즐길 여유가 어디 있냐고
항변한다면 굳이 격하게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아주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 팔자에 무슨 취미냐'고
지레 포기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취미생활의 즐거움 때문만이 아니라
취미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스스로 기를 쓰고 찾아내고 쟁취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본다."
블로거 박균호님의 '여자의 취미'라는
책의 서평 중에 나오는 글이에요.
이렇게 손가락 쓰고 안경 너머로 눈을 째리며
한 쪽 다리 올리고 대충 앉아하는 바느질…
이라는 취미가 과연 저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저는,
바느질 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ㅎㅎㅎ

기초과정1 - 바늘쌈지부터 만들어 보실까요?
저희 모임에는 새내기 회원들을 위한
간략한 기초 과정이 있습니다.
조각 가방을 포함한 소품 5종류 정도를
만들게 되는데
그 과정부터 안내해 드릴까 합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분들께는
너무 쉬운 과정이 아닐까 싶지만
그래도 기초 과정 소개를 하는 것이
새내기 회원께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그래서 누구나 한 개 이상은 꼭 갖고 있는,
꼭 만들어야 하는 바늘 쌈지부터 시작합니다.
바늘쌈지는 바늘이나 핀을 꽂아두는 것으로
일명 핀쿠션이라고도 합니다.
종류가 아마 수백 가지는 될 거예요.
본인이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창작도 가능하구요.
그 중에서도 저희는
4개의 정사각형 조각을 이어 붙이는
포패치(4 patch) 핀 쿠션을
제일 첫 작품으로 만들어 봅니다.
'퀼트'....라는 말은
우리말로 하면 '누빔' 입니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과 같은 레이어를 하나 넣어서
겉감과 안감 그리고 그 사이 솜 등을 포함한
3개의 레이어를 오고 가는
바느질 작업을 말합니다.
이런 누비는 작업(퀼팅)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그냥 '바느질' , '쏘잉'(sewing)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모임도 이름은 퀼트가든 이지만
하는 작업으로 볼 때는 바느질 모임이죠.
사용하는 천도 예전에는 퀼트천이라고 해서
100% 면(cotton)으로 된 30수 정도의 천을
주로 사용했지만
요즘은 린넨(linen)이나 캔버스천, 홈데코천,
라미네이트천(방수천), 플란넬, 선염천 등
사용하는 천에 제한을 두지 않는 편 입니다.
처음 만드는 바늘쌈지는
아무 천(면 종류), 아무 실, 아무 바늘이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것 이용하시면 됩니다.^^
<준비>
천 : 2.5인치 정사각형 4개,
4.5인치 정사각형 1개
바늘 : 집에 있는 것 중 가장 작은 것
실 : 준비한 천과 비스한 컬러의 아무실이나
솜 : 크래프트 솜(쿠션이나 인형에 넣는 솜) &
누빔속으로 사용할 솜(5인치 정사각형)
기타 : 실, 바늘, 가위, 펜, 자
모든 바느질은 시접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퀼트 시접은 1/4 인치 입니다.
(한국에서는 0.7cm)
미국 자는 1인치가 작게는 8등분,
크게는 4등분 되어있는데요
4등분 된 눈금의 한 칸이 1/4인치이고
항상 시접분은 이 1/4인치 입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바느질 기법은 모두
홈질(running stich) 입니다.
패치(조각천을 이어 붙이는 작업)할 때나
퀼팅할 때나 모두 홈질이 기본 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성격과 성품에 따라(^^)
왠지 홈질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온박음질이나 반박음질을 하시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권해드리기는,
홈질을 기본 바느질로 하되
본인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바늘땀을 작게 하세요.

가는 홈질을 위해서는 되도록
퀼트 바늘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은데
퀼트 바늘이 처음 보시는 분들께는
상상 이상으로 크기가 작습니다.
퀼팅이 손에 익으면
보통 10, 12호를 많이 쓰는데
처음에는 8, 9호를 사용하셔도 좋아요.
핸드퀼트용 실은 일반실과 달리
실에 꼬임을 주어서
텐션을 강화한 실 입니다.
조엔의 실 코너에서
용도에 따라서 사시면 되는데
핸드퀼트, 머신퀼트, All Purpose(다목적용),
Heavy(청바지 등) 등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실은 기본적으로 한 줄을 사용합니다.
개인 성향에 따라 두 줄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십니다만.
두 줄을 사용하면 퀼팅이 더 선명하게 되고
조금 더 무게감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퀼팅하면서 실의 꼬임이 잦아서 힘드실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한 줄로 하셔요.
그리고 실을 너무 길게 쓰지 마세요.
이건 정말 주의 하셔야 합니다.
매듭짓고 바늘에 실 꿰기가 귀찮다고
실을 길~~게 쓰시게 되면
어깨가 많이 아프게 됩니다.
긴 실을 잡아 빼면서 어깨를 계속 쓰게 되어
나중에 큰 일 납니다. 반. 드. 시.
본인의 손가락에서 팔꿈치까지의
arm 길이 정도로 실을 사용하세요. 꼭이요!!!
그리고 보통, 일반적인 매듭 짓는 방법으로
다들 시작과 끝 매듭을 쉽게 만드시지만
사실은 퀼트 할 때의 매듭 짓는 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매듭 크기가 일정하니까
매듭을 숨길 때 조금 더 용이합니다.
동영상 링크 보시고 연습해 보세요.
실 매듭 짓기(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Mjd0CbYiJtI
<만들기>
1. 모든 천의 뒷면에 시접선 그리기,
시접은 1/4인치

2. 2.5인치 정사각형을 2개씩
겉과 겉을 마주대고 가는 홈질로 바느질

3. 큰 덩이 2조각을 다시 패치해서
4조각 패치 완성,
시접을 진한색(빨강) 쪽으로 꺽으면
중앙에서 서로 반대로 만납니다.
시접선 맞추어서 핀을 꽂고 홈질로 바느질



시접을 시계방향으로 정리하면 중앙에
십자무늬, 풍차무늬로 시접 처리 할 수 있어요.

4. 완성된 탑(top) 뒤에 솜을 대고 퀼팅
솜을 탑보다 좀 여유있게 잘라서 사용하세요.
대각선으로 퀼팅 라인 그어 주시고
십자, X자 라인을 모두 퀼팅 합니다.
퀼팅은 손에 든 레이어를 모두 통과해서
누비는 작업으로 이 경우 솜까지 누벼야 해요.



5. 솜을 최대한 바느질 선에 가깝게 잘라내어
정리한 후 뒷감의 겉과 탑의 겉을 마주대고
창구멍 남기고 바느질,
저는 가는 홈질을 했는데요
박음질이나 반박음질도 좋습니다.
솜을 넣어서 벌어지는 부분이니까
튼튼하게 바느질해도 좋겠지요.


4군데의 모서리를 뒤집기 전에 잘라내 줍니다

6. 시접정리 후 창구멍으로 뒤집고 솜 넣기

요 솜을 사용합니다. 조엔에서 구입 가능,
보통 인형솜이라고 하는 솜 입니다.

7. 공그르기로 창구멍 막고
단추 등 장식 달아주기


퀼트에서 사용하는 공그르기 기법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cAxQbFBC7Xo
아래의 사진들은 여기 저기서
모아놓은 핀쿠션들인데요
오랜 동안 모은 것이라
출처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아서 출처를 생략합니다.
(사진들은 퍼가지 마시고 구경만 부탁 드려요)






마음에 드는 핀쿠션이 있으신가요?
일단 4패치 핀쿠션으로 워밍업이 되셨으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
핀쿠션의 정확한 유래를 알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발견된 초창기의 핀쿠션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1,2 차 세계 대전 동안 군인들이
고향에 있는 사랑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자발적으로 혹은 훈련이나
작업의 일환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당시 패브릭으로 만든 담배 케이스도 있었고
곡물등을 담았던 자루, 군복,
군장 등등을 이용해서 만든 것 입니다.
아래 사진은 그 중 하나 이구요.
THINK OF ME라는 글씨가 보이네요...
죽음과 고통의 한 가운데서 그들을 위로하고
안식하게 했던 바느질,
그리고 그러한 그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일명 'sweetheart pin cushion'을
받아든 이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기쁨이 되기도 하고 슬픔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유품이 되기도 했겠지요...

저도 저의 일상, 생각, 마음, 사랑, 고민
등을 담아 꼼꼼하게 만들고 장식한
그런 핀쿠션 하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하나쯤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쁜 핀쿠션 말고, 의미 있는 핀쿠션
하나 만들어서 어머니, 할머니의 핀쿠션으로
대대손손 물려줄까봐요. ㅎㅎㅎ
완전 쉬운 핀쿠션인데 잔소리 설명이
함께 들어가서 글이 너무 기네요. ㅠㅠ
어쨌든 뭐라도 도움이 되셨기를 바래봅니다.
**************
여러군데 있었던 글들을
이곳으로 모으는 중입니다.
모든 설명의 배경이 미국임을 참고하셔요.
5/19/2019 에브리데이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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